축복 받은 자-이준순
저는 광주에서 왔습니다.
중병을 가지고 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약간의 위장병이 있었지만 심신이 고단해서 어떤 분의 소개로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와 보니 이곳은 초교파의 모임이며 오직 성경만이 가르쳐지고 하나님만이 높임을 받으시는 곳으로 복음의 산실이었습니다.
저는 이곳에 와서 세 가지에 반했습니다.
첫째는 너무 아름다운 자연 환경에 매료되었습니다. 아늑함이 밀려오더군요. 두 번째는 최상의 웰빙 음식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먹는 것을 배제 할 수 없잖아요. 마지막으로 더욱 놀라운 것은 최원장님의 강의 말씀이 너무나 살아 있어서 제가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는 천주교 신자입니다. 그런데 교회를 다니기는 하였어도 흔히들 말하는 발바닥 신자에 불과했습니다. 매일 아침 저녁 들려오는 신선한 메시지를 듣고 있으면 한 시간이 어느새 흘러가 버렸습니다. 며칠만 쉬었다 가려고 왔으나 몇 주를 있게 되면서 내 마음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마음을 시로 한번 표현해 보려고 합니다.
축복 받은 자만이 이곳에 올 수 있다
섬진강 굽이돌아
산기슭 돌아 서니
주님의 품으로 감싸 안은 듯
아늑함이 밀려오는 언덕 위 벧엘의 집
온갖 꽃향기 풀 향기가 고단했던 심신을 달래고
사방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는
하나님께서 태초에 주셨던 에덴의 동산이련가
아침을 열면 신선한 공기와 햇살, 물과 바람과 흔들리는 나뭇잎
들려오는 생명의 메시지 그 말씀 속에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고
하나님의 숨결이 살아 있다.
삶과 죽음의 갈등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잃은 자가 얻은 자를 위해 기도하고
없는 자가 있는 자를 위해 축복하는 곳 벧엘의 동산
난 누구를 위해 아파했던 날들이 몇 번이나 있었던가
매미가 긴 잠에서 허물을 벗고 탈바꿈 하듯
새벽이 캄캄한 밤의 어둠을 걷히듯
가슴 속 저 깊은 곳에 꽉 닫혔던 무거운 벽들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허물어지고
아직 거듭난 삶이 아닐지라도
새로 피어난 꽃잎이 아닐지라도
아! 나도 막차를 타고 온 손님이 되어
축복 받은 자만이 올 수 있는 이곳에
초대됨을 감사드린다.
2005년 벧엘에서 아침을 맞으며
광주 화정초등학교 교사 이 준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