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성 구내염
저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살고 있으며 나이는 60세이고 지역교회에 출석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간증을 할 만한 대단한 병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병은 나에게 너무나 무거운 짐이기에 병을 낫게 하기 위해 병원치료는 물론 한방, 기타 방법을 다 시도하였지만 낫지는 않고 마음과 육신은 시들어 갔습니다. 제가 앓고 있는 병명은 병원에서는 ‘재발성 구내염’(자가 면역증)이라고 합니다. 이 병이 심하면 ‘베쳇트’라는 희귀병으로 바뀔 수 있으며 이 병은 정말 무서운 병으로써 각종 장기에 염증을 일으키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또 입안에 염증이 한곳에서 오래 생겨 있으면 암으로 변하는 고약한 병입니다.
이 병은 처음에 아주 작게 시작하여 그저 식사하기가 약간 불편한 정도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커지고, 염증이 생기는 주기도 빨라져서 크기가 쌀 한 톨 크기에서 나중에 제가 이곳에 올 때는 1원짜리 동전 크기가 되어서 통증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염증의 발생주기도 처음에는 병원 약으로 2, 3일치의 약으로 치료가 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5일, 일주일, 열흘, 보름, 이제는 한없이 항생제를 먹어도 낫지는 않고 입안에 돌아다니며, 위에 아래에 잇몸에 입천장에 어디든지 상처가 나고 염증이 생기고 또 염증이 생기면 동반되는 무기력증은 정말 나의 육신과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었습니다. 통증은 어떻게 진통제의 도움으로 약간이라도 완화시킬 수 있지만 무기력증은 어떻게 도리가 없었습니다. 몸의 무게가 천근은 되는 것 같고, 그러니 누울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며칠이고 못 일어나고 염증이 나아지면 무기력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지고, 다시 다가오는 악순환의 연속이었습니다. 몸이 이러니 생활 여러 곳에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만족스럽지 못하고, 어떤 계획된 일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가정에서나 교회에서나 대인 관계에서 세우는 계획이 지켜지기 어려울 때가 많으니 삶에 짜증이 나고 신경질을 부리게 되고 부정적 생각에 노여움을 잘 타는 사람으로 변하였습니다.
이러한 세월이 어느덧 20년이 흘러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정말 생각조차 하기도 싫은 시간들이었습니다. 입안의 혀가 통증으로 심하게 아프면 차라리 그곳을 도려내고 싶은 생각이 드는 때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염증이 생겨서 낫지 않고 보름이 넘어가니까 이제는 조직검사를 해보라고 권하는 것이었습니다. 조직검사를 하였습니다. 조직검사 결과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 조직을 떼어낸 그곳이 문제였습니다. 두 바늘 꿰맸는데(조직을 떼어낸 곳) 사흘 정도면 나을 것이라고 의사가 말했는데 낫기는커녕 심하게 덧나서 환부가 커지고 통증은 심해지고 병원 약은 이제 효과가 없고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습니다.
수준 높은 현대의학을 자랑하는 의술도 이 작은 염증하나 잡지 못하나 하는 답답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속에 절망과 좌절이 머리를 들기 시작하고 동시에 심한 피로감이 엄습하였습니다. 정말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곳이 어디 있을까 막연하였습니다.
저는 사실 교인으로써 건강기별을 알만큼 알고 어떻게 하면 마음에 쉼을 얻을 수 있는지 방법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하고 있는 음식물, 식사 방법, 금식의 유익, 교육에 대하여 알고 있었지만 실천은 절충식으로 현미식은 하지만 백미도 가끔씩, 채식을 하지만 육식도 마다하지 않는, 그러나 더 문제는 맛있는 음식은 많이 먹고 포만감에 빠져 버리는 과식을 하게 되는 어리석은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신 사랑에 반응하여 자신을 내려놓는 지혜가 없는 그저 무늬만 성도요 교인이었습니다. 운동 부족, 편식, 과식은 나의 건강을 여기까지 오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질병의 원인인 이런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리석게도 깨닫지 못하고 그저 속으로 세상에 대고 불만을 터트리고 하늘에 불평을 하였습니다. 찾을만한 때에 진실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찾았더라면 지금 이런 부끄러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년을 나와 함께한 고통, 저는 이제 막다른 곳에 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막다른 곳에 서 있는 저를 버리지 않으시고, 이곳 벧엘수양원을 선택하도록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사실 이곳을 정하기 전에 집 가까운 어디에서 그냥 막연하게 쉬기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 생각해 봅니다. 제 인생에 세 가지 잘 선택한 것이 있는데 하나는 제가 사랑하는 아내이고, 두 번째는 삶의 도중이라도 신앙을 받아들여 창조주 하나님을 섬기게 된 일이고, 세 번째는 막다른 나의 인생길에서 벧엘수양원을 선택한 것입니다. 나의 몸과 마음을 회복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벧엘수양원에 참으로 감사합니다.
막상 이곳으로 결정하여 내려올 때까지도 회복의 확신보다는 그냥 어떻게 해봐야지 하는 막연한 심정이었는데, 이 마음은 아직 내가 살아 있었다는 증거도 되는 것입니다. 내가 마음속에 살아 있으면 아무것도 되는 게 없는데도 나를 버리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수양원 앞에 도착했을 때 나를 맞아주는 돌비가 있었는데 눈을 들어 바라보니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를 쉬게 하리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이 말씀 한 구절에 나의 마음이 조금 풀어졌습니다. 포근함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등록을 마치고 원장님께서 “장로님이세요?” 하고 물으시는데 “장로는 무슨 장로요, 일도 못 하는데요.”라고 그냥 얼버무리고 말았습니다. 마음이 아직 풀어지지 않았습니다. 방 배정을 받고 처음부터 과일 식사를 하고 물 많이 마시고 말씀 듣고 잠자고… 2, 3일을 먹고 자고 먹고 자고 그렇게 했습니다. 어찌 그리 잠이 많이 오는지요.
삼일째 부터 움직여야 된다는 신호를 몸 안에서 받게 되어 움직이기 시작하였고, 그때부터 입안에 통증이 조금씩 없어지고 염증도 작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원장님의 아침, 저녁 강의는 내가 어떻게 생활을 잘못하였는지, 알고도 실천을 하지 않았는지를 깨우치는 강의였기에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부끄러움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좀 더 깊이 있게 깨닫게 되었고 나를 위하여 죄인을 위하여 죗값을 지불하시려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의 십자가의 공로와 사랑을 확실하게 붙잡게 되었습니다.
이제 나의 무거운 짐이 조금씩 가벼워집니다. 사물이 조금씩 다르게 보입니다. 마음이 가벼우니 산책길의 발걸음도 가벼웠습니다. 지나간 삶 속에서 내게 짐이 되었던 가족 간의 문제, 교회와 세상에서의 얽힌 실타래가 풀어졌고, 힘들었던 문제들이 주마등 같이 마음에 지나면서 서서히 해결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쉽게 해결 된다는 것이 너무 놀라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무거운 모든 짐을 예수님 발아래 내려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정확하게 열흘이 되었는데 그 지긋지긋하던 입안의 염증은 자취도 없이 사라고 흉한 흉터에 새살이 돋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 나는 회복의 능력을 받은 것입니다. 육신의 회복은 물론 영의 눈을 뜨게 해 주셔서 영생의 소망까지도 확신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잠시 잠깐 후면 오실이가 오시리니...”(히 10:37).
곧 예수님 다시 오심에 대한 재림의 소망을 가슴에 확실하게 안고 저 하늘 도성을 바라보게 됩니다. 병을 고쳐주심에 대한 감사보다 영생의 소망을 확신하게 하신 은혜에 더 감사하며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
예수님의 ‘네가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는 말씀의 의미는 치유와 회복의 말씀이었습니다.
끝으로 벧엘동산에서 환자들을 위하여 생명의 말씀으로 도우시는 원장님과 봉사하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